최근 들어 핸드스탠드를 대하는 마음이 부쩍 가벼워졌습니다.
아예 핸드스탠드를 할 수 없던 시절엔 정말 이번 생에 꼭! 반드시! 하고 싶었던 것이었고,
벽에서 간신히 나와 자유 핸드스탠드를 할때는 단 1초의 성공만으로도 도파민이 터졌었는데 말이죠.
그때는 기세가 굉장했었습니다.
아무리 훈련이 힘들어도 “해야지! 할수있어!” 라는 마음가짐으로 치열하게 훈련했었어요. 핸드스탠드를 너무 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토록 원하던 핸드스탠드가 어느 정도 몸에 익고 나니 뜨거웠던 열정이 조금 식었습니다.
여전히 하고 싶은 동작들은 많은데, 왜 예전같은 기세가 나오지 않을까?
이 생소하고 낯선 감정 때문에 꽤 오랜 시간 고민에 빠졌습니다. 혹시 내가 나태해진건 아닐까 하고 말이죠.
그러다 지난 화요일, 훈련하던 도중 남쌤과 이 주제로 대화를 나누다 깨달았습니다.
“이제 한단계 더 성장한거에요. 정량화되지 않는, 눈에 안보이는 영역까지 고민해봐야하는 거죠.“
저에게 핸드스탠드는 대단한 성취나 특별한 것이 아니라,
그저 배고프면 밥을 먹는 것처럼 당연한, 자연스러운 일상의 한 부분이 된 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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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게 타오르는 불꽃같은 열정은 영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열정은 사그라들지언정 사라지지는 않아요.
지금의 제 훈련은 마치 오랜 시간 끓이는 사골국같습니다.
강불로 한 번에 팔팔 끓여내던 시간을 지나, 중약불로 오랜시간 뭉근하게 끓여내는 중이죠. 중간중간 불필요한 불순물들을 제거해가면서요.
겉으로 보기엔 잔잔해 보일지 몰라도 훨씬 깊고 진한 맛을 만들어내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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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제 연습을 지켜보던 회원님이 물어보시더군요.
”선생님, 그래서 핸드스탠드 해서 뭐해요?“
핸드스탠드를 훈련하는 사람들은 압니다. 이 동작이 우리의 몸을 얼마나 정교하게 다듬어주는지. 그리고 이제는 압니다. 이 균형을 잡아가는 과정에서 내 마음이 얼마나 단단하게 다듬어지는지요.
"일희일비 않기."
— 유노윤호, 'Thank You' 중
가능한 단계에서의 작은 성공들이 켜켜이 쌓여 목표한 것을 이루는 과정. 이러한 과정은 결국 나 자신에 대한 깊은 믿음과 자신감으로 연결됩니다.
그래서 핸드스탠드를 왜하냐고요?
이 모든 과정을 경험하며 두 손으로 서있는 내 모습이 멋있으니까요!
이 모든 것들이 재미있으니까요!
삶을 더 즐겁고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이 과정을 혼자만 알기엔 너무 아쉬우니까요!
회원님, 그러니까 오늘 수업은 역자세를 해볼게요 (⌒‐⌒) !